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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저항에서 일상의 식탁으로 – 셀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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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483회 작성일 24-04-2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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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까다롭게 신제품을 구매한다. 수많은 신제품들이 매일 시장에 쏟아져 나오지만, 일부만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다. 낯설고 급진적인 혁신 제품이라면 시장 선택의 확률은 더 낮아진다. 많은 소비자들은 신제품에 거부감을 가지고 해당 제품의 대중화 시기까지 관망하는 자세를 보인다.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셀미트는 시장 내 고객의 저항을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먹거리에 유난히 민감하다. 맛은 물론이고 건강에 유해하지 않음을 보장해야 한다. 시장에 퍼져있는 잘못된 인식이 있다면 걷어내야 한다. 모두 혁신 기술로 탄생한 배양육이 시장 선택을 받기 위해서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본 사례와 티칭노트는 혁신 제품에 보이는 시장 내 고객 저항을 극복하는 셀미트의 전략을 살펴본다. 고객의 저항 형태는 다양하다. 이를 세분화할 수 있다면, 대응 전략은 치밀하고 구체화할 수 있다. 셀미트는 B2B와 B2C 시장 내 고객 저항 형태가 다를 것이라 예상하고, 맞춤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학습자는 셀미트의 입장에서 최선의 전략을 고민하고 학습해 본다.



Q1. 배양육과 같은 혁신적인 신제품들이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시장과 소비자의 저항을 극복해야 한다. 사례의 내용 속에서 배양육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의 저항을 찾아보고, 기능적 저항과 심리적 저항으로 분류해 보시오.

Q2. 배양육 대량 생산 준비를 마친 셀미트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 진입을 계획하고 있다. 배양육에 대한 시장과 소비자의 저항을 극복하기 위해 셀미트는 B2B와 B2C 시장 중 어느 영역에 먼저 진입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지 결정하고 이유를 설명해 보시오.

Q3. 셀미트는 회사명과 제품의 이미지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각인되기를 바란다. B2B(그리고 B2C)시장에 알맞은 셀미트의 브랜드 전략을 다음 선택지 중에서 골라보고 이유를 설명해 보시오.

  1. 기업브랜드(corporate brand)를 노출한다.

  2. 제품군 브랜드(product line brand)를 만들어 노출한다.

  3. 제품에 개별 브랜드(product brand)를 만들어 노출한다.

Q4. 온라인 홍보를 극대화하기 위해 셀미트는 여러 유명인과 협업을 고민하고 있다. 배양육의 내재적 가치와 셀미트가 추구하는 지속가능성을 잘 이해하고 대중에게 친근하게 전달해 줄 능력을 가진 이들을 우선 섭외하려 한다. 협업에 적합한 인물을 추천해 보시오.



혁신과 사기 사이

“세포를 키워서 고기를 만들겠다니… 어이가 없네요.”

“고기면 고기지, 친환경 고기가 세상에 어디 따로 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지금까지 들어온 창업 아이템에 대한 혹평을 나열하자면 끝이 없을 지경이었다. 스타트업이 투자금을 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처참할 줄은 몰랐다. 핀란드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가졌던 기대감은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지난 몇 달간 서른 개 이상의 벤처캐피탈 회사들을 만났지만 단 한 곳도 세포 배양육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실험실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들겠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으레 나오는 반응들은 한결같았다.

“줄기세포로 만든 배양육이라… 그거 황우석 박사의 사기 행각과 같은 것 아닌가요?1)”

“실험실에서 만드는 고기는 유전자를 바꾸는 것 아닌가요? GMO2)처럼 위험한가요?”

박길준 대표가 꿈꾸는 창업 아이템에는 오명의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황우석 사태는 한국인들에게 너무나 깊게 각인되어 있어, 테이블 반대편에 앉은 투자자들은 줄기세포라는 단어에 무조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포 배양육의 가능성을 알아줄 것이라 기대하고 만난 약학 박사 학위를 가진 심사역조차 박길준 대표의 창업 아이템을 사기로 치부했다. 전문지식을 가진 투자자들에게까지 외면받으니, 창업을 포기하고 싶은 감정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창업은 다 그러려니 생각하고 넘어갈 수 있었지만, 박 대표를 더욱 힘들게 한 것은 가족들과의 긴장 관계였다. 장인어른은 박길준 대표와의 만남을 피하고 있었다. 한때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핀란드 의대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사위를 무척이나 자랑스러워하셨다. 그런데 형체도 없고 용어도 생소한 배양육을 하겠다고 40대 중반의 나이에 갑자기 한국으로 돌아와 사업자금을 얻겠다며 여기저기 전전하고 있다는 사위가 미더울 리 없었다. 고생을 사서 하는 사위 때문에 당신의 귀한 딸도 함께 알 수 없는 창업의 길을 걷고 있으니 부모의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바는 아니었다.3) 그렇게 박 대표와 장인어른은 데면데면한 사이가 되었다.

자포자기한 그는 창업만 접으면 모두 되돌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책상 앞 노트북을 열고 핀란드행 비행기표를 뒤졌다. 출발지는 인천, 도착지는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이다. 제일 빨리 출국하는 표를 찾아보니 이틀 뒤였다. 고민 없이 표를 구매하고 잠자리로 갔다. 다 내려놓으니 지난 몇 달간 어질러졌던 머릿속이 오히려 개운했다.

 

하소연과 호소가 연결해준 인연

스마트폰의 화면에 익숙하지 않은 번호가 보인다. 무의미한 광고 전화일까 싶어 잠시 망설이다가 화면의 통화버튼을 두드린다. 낯선 목소리였다.

“스트롱벤처스(Strong Ventures)의 배기홍 대표입니다. 국내로 들어와 배양육 스타트업을 하시고 싶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잠시 만나 뵙고 싶습니다.”

빠르게 약속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전화를 끊은 그는 잠시 멍한 기분이었다. 2018년 10월 귀국 후 3개월여의 기간 동안 투자자 및 벤처캐피탈과의 만남을 세어보니 족히 30번이 넘었다. 단 한 번도 심도 있는 후속 미팅의 기회가 없었고, 투자는 거절당하기 일쑤였다. 그런데 먼저 연락을 해오는 투자자가 있다니 신기했다. 핀란드로 돌아가기로 이미 마음을 결정했던 터라, 편한 마음으로 배기홍 대표를 만났다.

2019년도 당시 북미 시장 상황은 비욘드 미트(Beyond Meat)와 같은 가짜 고기 대체육이 대세였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콩이나 대체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은 맛이 없거든요. 또한 그들은 친환경이라고 주장하는데, 대체육을 만드는 과정을 자세히 보면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일례로 물을 많이 사용합니다. 오히려 실험실에서 진짜 고기를 만드는 미국의 멤피스 미트(Memphis Meats)4) 같은 배양육 스타트업의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지인에게 연락이 왔는데 박길준 대표와 셀미트 이야기를 하는 겁니다. 마침 타이밍이 매우 좋았습니다. 관심을 가지고 제가 연락했습니다.

–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

한국에 머무는 동안 여러 곳에 하소연을 했더니 스트롱벤처스의 배기홍 대표는 박 대표의 상황을 무척이나 잘 알고 있었다. 배기홍 대표는 배양육을 포함한 대체 식품들에 폭넓은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식량 주권과 기후 위기 속에서 박 대표가 추구하는 배양육의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이해해 주었다(Exhibit 1).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투자로 이어졌다.



기존에 만난 투자자들과는 완전하게 다른 방향과 내용의 미팅이었습니다. 배기홍 대표님은 스타트업이라는 것이 망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그래도 배양육 아이디어는 반드시 세상에 꼭 필요한 산업이라며 저희의 미션에 공감하고 투자를 제안했습니다.

– 박길준 셀미트 대표

벼랑 끝에서 누군가 손을 내민 느낌이었다. 지독하게 어려웠던 투자 유치는 이후 언제 그랬냐는 듯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영어로 세포를 의미하는 ‘셀(cell)’과 고기를 의미하는 ‘미트(meat)’를 합쳐서 회사명을 ‘셀미트(cellmeat)’로 정하고, 2019년 3월 정식으로 사업자등록을 했다. 그리고 스트롱벤처스를 중심으로 국내 창업기획자7) 프라이머(Primer), 미국 실리콘밸리의 한국계 벤처캐피탈 프라이머 사제 파트너스(Primer Sazze Partners)가 함께해 첫 투자금으로 3억 5천만 원을 지원받았다. 박 대표가 한국에서 셀미트를 설립하고 투자금 유치에 성공하자, 핀란드에 머물며 상황을 지켜보던 가족들도 모두 귀국했다.

 

오랜 친구를 바라보는 시선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은 항상 즐거운 일지만, 박길준 대표의 귀국은 무척이나 갑작스러웠다. 그의 마지막 소식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핀란드와 스웨덴을 왔다 갔다 하고 있다는 정도였다. 그런데 궁금할 때쯤이면 한국에 와 얼굴을 보여주던 친구가 갑자기 영구 귀국해 창업을 한다니 예상하지 못한 소식이었다. 세포생물학과 분자생물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전공을 살려 대체육 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쿠팡,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굴지의 소매유통업에서 경력을 쌓아온 황호선 이사에게 대체육은 낯선 개념이 아니었다. 두부나 버섯 균주를 이용해 고기를 만드는 식물성 대체육 스타트업이 국내 식품 원자재 시장에서 조금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시기였다.

친구의 아이디어는 식물성 대체육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었다. 줄기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이었다. 덕분에 귀국의 사연도 알게 되었다. 그는 핀란드 정부의 지원금을 얻어 배양육 연구 및 생산 사업 기회를 얻었으나,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최종 핵심인력에서 배제되었다. 유럽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배양육을 미래 먹거리로 인식하고 연구가 치열하게 진행되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인식조차 희미하다는 아쉬움도 그가 귀국을 결심한 또 다른 이유였다. 

친구의 창업 아이디어를 알게 된 황호선 이사는 염려가 앞섰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배양육은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국내에서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자본과 인력이 풍부한 대기업도 도전하지 않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었다. 시장 내 GMO에 대한 안정성은 아직까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특히 한국인들은 황우석 사태로 줄기세포에 대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었다.

염려는 현실이 되었다. 투자 유치는 난항을 겪고 있었다. 투자자와의 만남을 마치고 돌아온 그와의 대화는 피곤함과 답답함이 가득했다. 시간이 지나며 답답함은 호소로 바뀌었다. 박길준 대표와 어린 시절부터 친구였던 황호선 이사는 안타까움의 감정을 잠시 걷어내고 그가 가져온 자료들을 냉정하게 함께 살펴보았다.

세계식량기구(Food and Agriculture Organization, FAO)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과 같은 국제기구들은 공통적으로 인구 증가에 따른 고기 소비량의 증가와 이에 따른 대책을 촉구하고 있었다(Exhibit 2).



배양육 창업을 원하는 박 대표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는 가져온 연구 논문을 보여주며 배양육의 친환경 효과를 설명했다. 일반적인 생산과정을 거치는 고기와 비교해 배양육은 35~50%의 에너지를 적게 소모하고, 80~95%의 온실 감소 및 무려 98%의 토지 이용 감소 효과를 보여주었다(Tuomisto & Mattos, 2010). 친구의 창업을 만류하려 했던 황 이사는 어느 순간부터인가 연신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친구의 호소가 설득력을 가진 주장으로 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친구의 아이디어에 십분 공감했습니다. 사회적 가치도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셀미트에 바로 합류한 것은 아니고 일종의 자문 역할부터 시작했습니다. 우선은 1년여 동안 국내 수산, 유통 관계자들을 연결해 주거나 관련 미팅에 함께 자리했습니다. 아무래도 박길준 대표가 한국을 오랫동안 떠나 있어서, 국내 시장을 낯설어했습니다. 실제로 CMO로 셀미트에 합류한 것은 2022년 3월 정도입니다. 길었던 R&D 단계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제품이 나오면서 경영팀을 이끌 리더가 절실하던 시점이었습니다.

–  황호선 셀미트 마케팅/영업 총괄 이사

 

빠르게, 더 빠르게

많은 초기 창업자들이 그러하듯, 박길준 대표에게 첫 투자 유치의 기쁨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짜릿했다. 첫 투자금은 셀미트에게 숫자 이상의 의미였다. 셀미트의 미션과 비전이 처음으로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았다는 사실만으로 창업구성원들에게 미래를 향한 용기를 주기 충분했다. 투자 유치는 실질적인 도움의 계기를 마련했다. 셀미트에 투자한 벤처캐피탈과 창업기획자들은 셀미트의 사업모델을 점검하고 조언에 적극적이었다.

창업 초기 박길준 대표님은 비즈니스맨보다는 연구원에 더 가까운 DNA를 가지고 계셨습니다. 사업을 운영하고 투자를 받는 절차는 저희 같은 초기 투자자들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

초기 투자사들은 셀미트에게 팁스(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TIPS)9) 지원을 추천했다. 배양육과 같은 바이오 기술 창업은 연구 개발 단계에 많은 재무적 자원이 필요하다. 실험실과 값비싼 실험 장비가 필요하고, 연구진 역시 고급인력이라 인건비용도 상당하기 때문이다.

첫 투자금 3억 5천만 원은 배양육 연구실과 장비구입, 채용에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보였습니다. 바이오 스타트업의 이런 특징을 잘 알고 있는 초기 투자사들은 투자금을 전해주면서 곧바로 팁스 지원과 후속 투자유치를 조언해 주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최선의 조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필요한 최소한의 것들만으로 초기 환경을 세팅하고 나니 첫 투자금은 눈 녹듯 사라져 버렸습니다. 빠른 후속 투자 유치가 아니었다면 죽음의 계곡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 박길준 셀미트 대표

박 대표는 빠르게 후속 투자 유치를 진행했는데 시작은 팁스였다. 마침 초기 투자사들 중 하나였던 프라이머가 팁스운영사여서 팁스 지원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었다.10) 기술창업 지원프로그램인 팁스에 선발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었다. 연구 개발 명목으로 5억여 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데, 연구 지원 성격의 정부 출연금이기 때문에 상환 의무나 셀미트의 지분 교환이 요구되지 않는다. 그리고 팁스 선정은 해당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국가가 간접적으로 인정해 주었다는 인식을 만들어, 후속 투자유치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2019년 12월 셀미트는 팁스에 선정되었다. 같은 해 3월에 창업했으니, 9개월 만에 이룬 성과였다. 팁스 지원과 함께 박길준 대표는 지체 없이 Pre-A시리즈 투자를 준비했다. 어떤 형태의 단백질이든 만들 수 있는 배양육은 국가의 경계가 없는 상품이었고, 전 세계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이미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었다. 당시 퓨처미트 테크놀로지(Future Meat Technologies)11), 미국의 멤피스 미트(Memphis Meat)와 같은 서구권의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수백억의 투자금을 유치하며 연구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했던 셀미트도 이들과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추가 투자 유치가 절실했다.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2020년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에 큰 관심을 보였다. 2020년 7월 ‘그린뉴딜’, 같은 해 10월 ‘2050탄소중립목표’를 선언하면서 친환경 및 저탄소의 책무를 모든 사회경제 영역에 전파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했다. 선진국들은 ‘넷제로(net-zero)’12)를 선언하고 경제 주체들이 이에 동참하기를 촉구했다. 덩달아 기후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산업에 대한 해석도 더 포괄적으로 변했다(Appendix 1). 이에 더해 2020년 9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바이오산업 혁신 대책으로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5대 신산업을 함께 제시했는데, 식품 범주에는 대체육이 포함되었다(Exhibit 3). 



정부의 친환경 기조와 함께 2020년을 기점으로 시장 환경은 급격히 변했다. 대체육에 관심이 없던 기관들과 투자사들이 앞다투어 셀미트에 연락해 오기 시작했다. 대체육 산업을 관망하던 기업들도 하나둘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이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배양육과 셀미트를 대하는 시각이 달라졌습니다.  스트롱벤처스, 프라이머 사제, 프라이머 세 곳에서 셀미트에 투자하고 팁스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들리자, 다른 투자사들이 저희에게 먼저 연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정부 정책이 발표된 후 대체육은 창업생태계에서 가장 핫한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누구를 만나도 대체육이 가진 사회 환경적 가치나 셀미트의 사업 모델에 대해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 박길준 셀미트 대표

2021년 2월 셀미트는 박길준 대표의 비전에 공감하는 복수의 투자사들로부터 50억의 Pre-A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게임체인저. 무혈청 배지에 성공하다

배양육은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이다. 대부분의 신기술이 그러하듯 배양육의 생산 단가는 매우 높은 상황이었는데, 이는 주요 배양 물질인 혈청 때문이었다. 배양 세포의 빠른 성장에는 적시에 공급해 주는 영양분이 필요하다. 이때 영양분으로 주로 활용되는 물질이 혈청이다. 혈청은 영양분이 풍부한 유기 물질로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지만 공급이 제한되어 시장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그래서 배양육의 총생산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혈청은 임신한 소나 어린 소를 죽이고, 그 속에 있는 피에서 추출하는데요. 비윤리적인 행위이기에 유럽에서는 아예 금지되어 있고, 북미 대륙 일부에서만 혈청 추출이 허용되어 소량 생산됩니다. 혈청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으니 가격이 매우 높습니다(Exhibit 4). 때문에, 혈청은 배양육 생산원가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상황입니다. 

– 황호선 셀미트 마케팅/영업 총괄 이사



생산 단가를 낮추는 것은 글로벌 경쟁력과 직결된 핵심 문제였다. 모든 배양육 스타트업들은 혈청의 대안으로 무혈청 배양액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었다. 셀미트 역시 생산 비용 절감의 전략으로 무혈청 배지 개발을 선택했다. 셀미트는 20여 명이 넘는 연구원들의 연구 개발 능력을 믿고 무혈청 배양액 개발에 전력투구했다.

박 대표는 셀미트 연구 조직에 전략적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 해양 생물학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는 그는 수산물에 최적화된 배양액을 연구 방향으로 삼았다. 대상 배양육에 따라 배지의 영양분 조합은 달라진다. 다시 말해서 가축 고기 배양에 최적인 영양분 조합과 수산물 배양을 위한 최선의 영양분 조합은 다르다. 셀미트는 수산육 배양 목적 관련 데이터들에서 연달아 좋은 결과를 얻으면서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마침내 2021년 말 셀미트는 전 세계 3번째, 국내 최초로 무혈청 배양액 개발에 성공했다(Exhibit 5). 무혈청 배양육 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손에 꼽을 정도로 소수다.



무혈청 배양액 개발 성공으로 셀미트는 배양육 생산과 관련한 윤리적, 경제적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갑각류 맞춤 영양성분으로 제작된 셀미트의 비동물성 무혈청 배양액은 세포배양 속도를 높여 이틀이면 최종품 수확을 가능하게 했다(Exhibit 6). 셀미트는 첫 배양육 제품군을 수산육으로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기에 이는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성과였다.


독도새우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다

무혈청 배양액 개발로 셀미트는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셀미트는 첫 배양육 제품군으로 수산육을 선택했다. 소와 닭 같은 가축 동물의 경우 시장 규모는 훨씬 크지만, 시장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요인과 이해관계자가 많았다. 셀미트는 시장의 높은 불확실성과 복잡한 이해관계 구조가 배양육과 같은 신기술이 시장에 정착하는 큰 걸림돌이라 생각했다.

또한 해산물 공급은 전 지구적으로 심각한 문제에 봉착해 있었다. 바다는 인류에게 매우 중요한 자연 자원으로 광합성의 50%를 담당하고 인류가 배출하는 탄소의 25%를 흡수한다. 하지만 지나친 어업 활동으로 수산자원은 고갈되고 있으며, 양식업은 엄청난 양의 해양폐기물을 발생시키고 있었다. 수산육은 셀미트의 미션인 지속가능성을 실천할 최적의 영역이었다.

셀미트는 수산육 중에서도 갑각류를 첫 세부 제품군으로 결정했다. 갑각류는 국내 소비량 대부분이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시장이었기에 한국 내에서 충돌할 이해관계 집단이 별로 없었다. 또한 갑각류 배양육 생산이 한국의 식량 주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 삼면이 바다인 대한민국은 아이러니하게도 갑각류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재와 게의 국내 소비량 대부분은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새우 생산량의 국내 의존도는 40% 미만이다(Exhibit 7).

결론적으로 갑각류 배양육은 명분과 실리를 모두 얻을 수 있는 선택지였다. 이제는 갑각류 안에서 구체적으로 첫 시제품을 선택해야 했다. 박길준 대표와 황호선 이사는 갑각류 중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새우, 그중에서도 셀미트의 정체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독도새우를 택했다. 독도새우는 2017년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밥상에 오르며 화제가 된 음식이다. 당시 긴장 관계에 있던 일본이 이에 발끈하여 독도새우는 글로벌 이슈가 되었다(Exhibit 8).



화제성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독도 주변 심해에서만 잡히는 독도새우는 양식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셀미트는 독도새우의 세포가 있다면 배양육 형태로 생산이 가능했다(Exhibit 9). 시장의 수요는 높지만 공급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독도새우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었다.

우리나라 동해안에서만 잡히는 독도새우는 kg당 40만 원이 넘을 정도로 값비쌉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독도새우를 첫 시제품으로 선택한 이유는 아니었습니다. 이름에서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기 충분한 독도새우가 국내 시장에서 대중화되기를 바랐습니다. 배양육 기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고, 셀미트가 그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박길준 셀미트 대표



독도새우는 셀미트의 정체성과 기술력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최선의 선택지였다. 마침내 2021년 12월 17일 셀미트는 첫 배양육 제품으로 독도새우를 출시했다.

 

시장과 소비자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다

소비자들의 입맛은 조심스럽고 까다롭다. 미국의 비욘드 미트(Beyond Meat)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대체육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즉각적인 소비로 이어지지는 않았다.15) 소비자의 마음속에는 셀미트가 투자를 받으면서 수없이 들었던 대체육에 대한 오해들과 염려들이 가득하다.

박 대표와 셀미트 구성원들은 배양육이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입할 수 있을지 궁금했다.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고, 그것이 우리가 입고 먹는 일상의 것이라면 더욱 그렇다. 소비자들은 과거 유전자 조작 생물의 안전성 논란 등을 경험했기 때문에 실험실 배양육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알 수 없었다. 시장의 인식을 알고자 셀미트는 배양육 인지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Exhibit 10).16)



약 1,000명이 넘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의 결과에서 셀미트는 몇 가지 시사점을 얻었다. 배양육 인지도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찾을 수 있었는데 성별, 연령, 직업, 건강에 대한 관심, 환경에 대한 관심, 얼리어답터 성향 등이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을수록, 그리고 얼리어답터 성향이 강할수록 배양육 인지도가 높은 것을 발견했다. 또한 연령대가 낮고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배양육 인지도는 높았다.

설문 조사 결과 속에 담긴 의미를 해석해 보았는데요. 일반소비자들은 언론 보도를 접해 배양육이라는 새로운 기술 혁신 제품을 알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온라인 기기에 대한 접근성이 좋고 새로운 정보 획득에 적극적인 성향을 가진 저연령대가 배양육에 대한 거부감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 짐작하게 되었습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데 그런 세태가 반영된 것 같습니다.

– 황호선 셀미트 마케팅/영업 총괄 이사

셀미트는 배양육에 대해 우호적인 집단에 먼저 다가가기로 했다. 앞선 연구 결과에서 얻은 의미를 토대로 저연령대를 우선 접근 고객군으로 설정하고 온라인에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배포 및 공유했다(Exhibit 11). 



셀미트. 이만큼 직관적인 이름이 또 있을까

셀미트는 영어로 세포를 의미하는 셀(cell)과 고기를 의미하는 미트(meat)의 합성어이다. 우리말로 직역하자면 세포 고기로, 업과 기술 수준을 매우 직관적으로 설명한다. 시장에 혁신의 이미지를 전하고 호기심을 얻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름이지만 소비자들이 ‘세포 고기’라는 이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박길준 대표, 황호선 이사, 오태진 마케팅/홍보 팀장은 셀미트라는 사명에 대해 고민이 깊다. 오태진 팀장은 셀미트라는 이름이 환기시키는 호기심과 저항의 정도가 궁금하다. 

소비자들의 대중적인 호기심이 우선입니다. 그래야 호기심이 관심으로, 관심이 구매로 이어지는 고객 여정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회사명 셀미트는 세포 고기에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미래 식품의 카테고리를 대표하는 사례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포 고기라는 낯선 개념에 대한 저항감도 예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저항감이라는 단어보다는 시장의 우려라고 표현하고 싶은데요. 결국 배양육에 대한 호기심이 시장의 우려를 압도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 오태진 셀미트 마케팅/영업 팀장

호기심과 우려가 반반이라고 보는 상황 속에서 오태진 팀장은 호기심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황호선 이사는 셀미트라는 이름이 소비자들에게 세포 고기라는 낯선 개념보다는 푸드라는 상위 카테고리로 인식되기를 원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세포를 먹는다는 개념을 이해시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유전자조작 농작물이든, 대체육이든, 배양육이든 근본적으로 소비자들에게는 먹는 것일 뿐입니다. 그래서 저는 소비자들의 인식 속에 셀과 미트가 희미해지길 원하고, 대신 푸드 카테고리 속에서 새로운 형태 혹은 다양한 먹거리 선택지 중 하나가 되기를 바랍니다.

– 황호선 셀미트 마케팅/영업 총괄 이사

실제로 최근 몇 년 전부터 식물성 대체육들이 소비자의 식탁에 올라오기 시작했다. 만두, 샐러드 등과 같은 제품 속에 다른 원재료와 함께 섞여 마트 진열대에 등장하고 있는데, 식물성 대체육은 하나의 독립적인 범주로 구분 지어지는 대신 음식의 범주에 속하면서 소비자들은 큰 거부감 없이 이를 받아들이고 있다. 황호선 이사는 세포배양육도 그렇게 음식의 범주에 속하기를 원했다.

셀미트의 첫 투자자인 스트롱벤처스의 배기홍 대표도 박 대표에게 비슷한 조언을 해주었다.

일단 고기라는 것은 실험실에서 만들든 초원에서 만들든 맛있어야 합니다. ‘친환경’, ‘ESG’, ‘동물복지’, ‘climate friendly’ 등이 마케팅 전략에 활용되는 것은 너무 좋지만 그것은 일반 소비자들에겐 맛 다음입니다. 셀미트는 R&D가 핵심인 기술 회사이지만, 결국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만드는 푸드테크(food tech)회사라는 걸 잊어버리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배기홍 스트롱벤처스 대표

박길준 대표가 셀미트를 창업할 때는 회사명이 가진 장기적인 영향력을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세포 배양 고기를 만드는 회사에 더없이 적합한 이름을 지었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제 독도새우를 첫 시제품으로 내놓고 소비자의 마음을 잡으려 하니 사명과 브랜드에 대한 이슈들을 살펴보아야 한다. 

제품의 원산지 표기를 의무화하는 정부의 기조로 볼 때, 시장에 출시되는 배양육 제품에는 ‘세포’와 ‘배양’이라는 단어가 어떤 방식으로든 명시될 것 같다. GMO 곡물과 채소들이 ‘유전자조작농수산물’이라는 라벨을 달고 시장에 들어온 것처럼 말이다. 이것을 어떤 이들은 호기심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이들은 염려스러운 시각으로 관망하고, 어떤 이들은 저항감을 가지고 거부할 것이다. 박 대표와 구성원들은 어떻게 셀미트와 배양육을 시장에 소구해야 할지 다양한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독도새우에 이은 두 번째 시제품 캐비아

첫 배양육 제품 독도새우에 이어 2023년 5월 셀미트는 캐비아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했다(Exhibit 12). 철갑상어 알인 캐비아는 세계 3대 진미로 꼽히는 고급 식품으로 시장에서 항상 수요가 높은 상품이다. 셀미트가 개발한 캐비아는 독도새우를 원재료로 만들어졌다. 맛과 식감은 실제 캐비아와 비슷하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저렴해 시장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수요가 높은 독도새우와 캐비아를 시장에 출시하면서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는 셀미트는 여러 판매 채널을 비교하면서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식품이 소비자의 입에 도달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는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른 방법은 재료를 기업이나 다른 사업자에 납품하고 그들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이다. 전자는 B2C, 후자는 B2B로 구분된다. 

B2B는 무엇보다 맛이 중요하다. 보통 기업들은 평균에 가까운 대중적인 맛을 가진 원재료를 선호한다.

새우깡을 생각해 보면 기업의 요구는 간단합니다. 소비자들은 새우가 얼마나 들어있는지 관심이 없습니다. 새우 향이 나고 맛이 있으면 충분합니다. 그래서 기업 고객들은 대중적인 식품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요구합니다. 가루, 반죽 등 요구하는 원재료의 형태도 다양합니다.

– 황호선 셀미트 마케팅/영업 총괄 이사

기업은 막대한 마케팅과 홍보를 통해 시장의 판매를 이끌어낼 수 있는 기본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은 그들의 요구 형태를 셀미트의 생산라인에서 맞추어 줄 수 있느냐가 핵심이다. 셀미트는 제조 업체로 활동하면서 배양육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다. 이 경우 초기 생산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판로를 보유한 기업들이 마케팅과 영업을 하면서 배양육 제품은 전국 각지로 유통될 것이다.

B2B 채널은 부가가치가 크지는 않지만 배양육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줄일 수 있다는 추가적인 장점이 있다. 통상적으로 소비자들은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의 홍보 메시지와 제품을 더 신뢰하기 때문이다.

B2B의 또 다른 주요 고객군은 요식업 종사자이다. 호텔이나 유명 쉐프의 식당은 셀미트의 배양육 제품에 관심이 크다. 독도새우와 캐비아 모두 고급 레스토랑에서 유난히 수요가 많은 상품인데, 셰프들을 초대한 시식회에서 맛과 가격 모두 호평을 얻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킨다면, 큰 홍보 효과가 기대된다. 부가적으로 프리미엄의 이미지도 구축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동시에 셀미트는 B2C 시장도 매우 중요하게 보고 있다. 셀미트는 자사의 제품이 소비자에게 건강한 배양육 제품으로 인식되기를 원한다. 배양육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셀미트 제품의 시장 포지셔닝도 함께 고민할 부분이 많은 영역이지만, B2B 채널과 비교해 유통 구조가 간단하고 중개인의 마진이 사라진다. 최종적으로 셀미트가 가져갈 수 있는 부가가치가 높다.

셀미트의 궁극적인 목적은 배양육의 대중화이다. 목적에 도달하는 경로는 여럿이지만 모든 경로를 동시에 탐색할 수는 없다. 셀미트와 같이 한정된 재무적 자원을 가진 스타트업은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시간도 중요하다. 재무적 자원을 아끼더라도 속도가 늦으면 시장 선점과 확장의 순간을 놓칠 수 있다. 

B2C 시장과 B2B 시장. 먼저 도달하고 공략할 영역은 어디일까.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할 영역은 어디일까. 고객의 마음을 가장 빠르게 얻는 곳은 어디일까. 셀미트는 결정할 것들이 많다.

 

혁신의 확산을 시장의 제품으로

인류 역사 속에서 모든 발명이 혁신이 이어진 것은 아니다. 수많은 혁신 기술들 중 소수만이 우리의 일상생활 속으로 들어왔다. 또한 시장이 모든 혁신을 긍정적인 이미지를 포장하지 않는다. 통조림 햄의 대표적인 상품인 스팸(Spam)은 신제품이 시장에 출시되며 싸구려 이미지로 시장에 각인된 예시다.

박길준 대표는 시장에서 배양육이 선도적인 혁신으로 인식되고, 셀미트가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프리미엄 제품으로 각인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셀미트는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시장을 교육해야 한다. 셀미트는 다각도로 시장에 다가가려 한다. 그리고 직접적으로 시장을 설득하기보다는 배양육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가볍게 전달하는 여러 전술들을 통합해 진행할 계획이다.

이제는 더 이상 ATL19)과 BTL을 개별적으로 실행하지 않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채널들이 연결되고 통합되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셀미트의 기업 고객들이 배양육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동안, 셀미트도 자체적으로 여러 SNS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련된 모든 채널이 연관되어 메시지를 전달하고 공통의 컨텍스트를 만들기 위함입니다.

– 황호선 셀미트 마케팅/영업 이사 & 오태진 팀장

박길준 대표는 셀미트의 대표적인 두 제품, 독도새우와 캐비아를 시장에 어떻게 전달하고 팔아야 할지 고민이 많다. 핀란드에서의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하고 배양육이라는 단어조차 낯선 조국으로 돌아와 어렵게 받은 투자금으로 마침내 얻어낸 결과물이다. 두 제품은 가족들의 지지, 그리고 오랜 친구 황호선 이사와 함께한 구성원들의 쏟아부은 시간과 노력의 산물이다.

이제는 연구실의 결과물을 시장에 내보내야 할 시기이다. 후속 투자금을 투입한 생산 공장은 준공을 완료하고 대량 생산의 준비를 마쳤다. 박길준 대표와 셀미트는 한국 내 배양육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시장을 교육하는 것을 넘어 셀미트의 팬덤을 꿈꾼다. 과연 시장은 셀미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APPENDIX. 1

오늘날 기후 문제의 주범으로 지적되는 온실가스에 대한 해석은 광범위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탄소화합물을 직접 발생하는 내연기관 등을 기후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간주하였다. 이에 반해 최근에는 탄소발자국(carbon footprint)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기후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탄소발자국은 직접·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의미한다.

탄소발자국 개념의 도입은 과거 온실가스와 연관성이 없어 보이던 산업이나 기업을 기후 문제와 연결 지었다. 대표적인 예시가 글로벌 패스트푸드 기업 ‘맥도날드(McDonald)’이다. 2021년 북미의 언론사 블룸버그는 자사의 환경 보고서를 통해 맥도날드의 메탄 배출량이 미국의 대형 항공사 아메리칸 에어라인(American Airline)이나 북유럽 국가 노르웨이보다 많다고 보도했다(Exhibit 13).20)



이런 해석은 맥도날드에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사육하는 가축들이 배출하는 메탄가스를 기후 문제의 원인으로 포함했기에 가능하다. 특히 맥도날드의 주력 상품인 소고기는 생산에 다른 고기의 생산보다 훨씬 더 많은 가스를 배출한다(Exhibit 14).



탄소발자국 개념의 도입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범세계적으로 과잉 탄소배출 기업에는 여러 형태의 제재가 부과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에 대응하여 기업들은 탄소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탄소배출권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이런 시장 환경 속에서 대체육 스타트업은 기후 문제의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식물성 대체육이나 세포 배양육은 적은 양의 탄소를 생성하면서 증가하는 식량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받으며 오늘날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석]

1. 2004년 복제배아 줄기세포 기술을 이용해 동물복제에 성공하며 국민적 영웅이 된 전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의 연구 업적이 사기인 것이 밝혀지며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다.

2.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의 약어로 우리말로 ‘유전자재조합식품 혹은 유전자변형 농수산물’이라 한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특성의 품종을 개발하는 유전공학적 기술로 생산한 작물을 통칭하는데, 유해 여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1년 3월부터 소비자에게 올바른 구매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농수산물 품질관리법’에 근거하여 콩·옥수수·콩나물·감자에 대한 ‘GMO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3. 셀미트의 김희정 공동창업자 겸 CTO는 박길준 대표의 아내이다.

4. 식물성 재료로 유사고기를 만들어 생산하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체육 스타트업이다.

5. 2015년 설립된 미국의 배양육 스타트업으로 현재는 사명을 업사이드 푸드(Upside Foods)로 변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해 화제가 되었으며, 현재 기업가치는 최소 10억 달러 이상(한화 1조 3천억 원)으로 평가받는다. (https://en.wikipedia.org/wiki/Upside_Foods)

6. https://www2.deloitte.com/content/dam/Deloitte/kr/Documents/consumer-business/2022/KR-consumer-foodtech-v2.pdf

7. 창업기획자는 창업생태계에서는 액셀러레이터 혹은 AC (Accelerator)라고도 명명한다.

8. https://www.technologyreview.com/2021/04/26/1023636/sustainable-meat-livestock-production-climate-change/

9. 팁스(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 TIPS)는 세계시장을 선도할 기술아이템을 보유한 창업 팀을 민간주도로 선발하여 미래유망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정부 프로그램으로, 선발되면 상당액의 정부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동시에 팁스 선정 스타트업은 창업생태계 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팁스 지원 홈페이지 http://www.jointips.or.kr/about.php 소개 내용을 인용 및 일부 수정)

10. 팁스 운영사로부터 투자(확약) 및 추천을 받은 예비 창업자 혹은 창업기업만이 팁스 지원이 가능하다. 일정한 능력 수준 이상의 창업기획자가 팁스 운영사로 선발되고, 운용사는 매년 새로 선발된다.

11. 2018년 설립된 이스라엘의 배양육 스타트업으로 현재는 사명을 빌리버 미트(Believer Meat)로 변경했다. 2021년 말 기업가치 6억 달러(한화 7,800억)에 3억 2천만 달러(한화 약 4,160억 원)를 투자 유치하였다. 환율은 달러당 1,300원으로 계산했다. (https://www.calcalistech.com/ctech/articles/0,7340,L-3924735,00.html)

12. 탄소중립과 같은 의미로, 지구상에서 생성되는 탄소량과 흡수되는 탄소량의 총량을 같게 하여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 즉 ‘제로’로 맞추는 것을 말한다. (net zero 2050 기후재단)

13. https://www.greenqueen.com.hk/cellmeat-fetal-bovine-serum/.

14.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72141&replyAll=&reply_sc_order_by=I

15. 2019년 5월 나스닥에 상장되면서 한때 기업가치가 4조 원을 넘어서며 화제를 모았지만. 그 뒤 실적 부진으로 기업가치가 90% 이상 하락했다.

16. 해당 연구 내용은 한국디지털정책학회의 학술지인 디지털융복합연구 제20권 1호에 등재되어 있다. (https://doi.org/10.14400/JDC.2022.20.1.239)

17. 이경본·박길준·권희경(2022)의 내용을 편집·정리한 셀미트 IR에서 인용하였다.

18. 세계 3대 진미로 푸아그라(거위 간), 트러플(송로버섯), 캐비아(철갑상어 알)가 꼽힌다.

19. ATL은 Above The Line의 약어이다. 신문, 잡지, 라디오, TV와 같은 주요 매체의 광고 활동을 말한다. BTL은 Below The Line의 약어로 ATL을 제외한 광고 활동을 말한다. 온라인 광고 활동이 대표적인 BTL이다.

20.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21-12-01/the-carbon-footprint-of-mcdonald-s-menu-very-big#xj4y7vzkg

 

 

[참고 문헌]

이경본·박길준·권희경(2022). 성별에 따른 배양육 인지도 및 영향 요인. Journal of Digital Convergence, 20(1).

Tuomisto, H. L., & de Mattos, M. J. T. (2010, September). Life cycle assessment of cultured meat production. In 7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Life Cycle Assessment in the Agri-Food Sector (Vol.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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